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13 hours ago • 1 min read관찰 일기---김 요 섭--- 현미경으로 비춰 보았다 이슬. 이슬 속에 꼭꼭 들어찬 하늘 나라의 햇빛. 관찰 일기에 썼다. 한 방울의 이슬은 수천 수만의 웃음이 모인 하늘 나라의 햇빛 방울.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모래알 하나---홍 영 철--- 모래알 하나가 물 위에 떨어진다 동그란 무늬가 물가로 번진다 모래알 하나가 우주 위로 놓인다 동그란 무늬가 우주 속으로 퍼진다 모래알 하나가 땅을 흔들고 동그란 무늬가 우주의 온 공간을 흔든다 오늘은 네가 세상의 중심이다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나비잠으로---정 태 욱--- 그렇게, 가을도 지나 겨울 억새 사이로, 흐느끼는 바람이 스쳐 한 겹은, 순천만 위로 찰랑찰랑 놀아 한 자락은, 낙안마을로 건너가 초가지붕에 나비잠이다가 고드름으로 얼어 봄날쯤이면, 늦잠을 깨려나 안젤라, 네가 버들개비 닮은 눈 뜰 때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봄길---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봄봄---권 지 숙--- 마른 봄바람에 먼지 뒤집어쓰고 짜증나 볼 부어 있던 봉오리들 봄비 한나절 다녀간 뒤 금세 함박웃음 터져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네 허리 흔들며 들뜬 소리 뜰 안이 소란하네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봄은 고양이로다---이 장 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그리움---유 치 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지팡이---김 성 배--- 재활운동 할 때는 한발짜리 집에서는 네발짜리를 짚는다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다 그런 정을 떼고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아내가 보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너무 놀라서 박수와 고함을 지르고 엄지 척을 한다 등에 업혀 있던 손녀도 덩달아 손을 흔들고 만세를 한다…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2 min read걷는다---정 끝 별--- 이급 시각장애 아버지 이은협(48)씨가 일급 정신지체장애 아들 이기독(20)군의 허리를 끈으로 동여매고 걷는다 넘어질 때면 무거운 머리부터 넘어지곤 하는 아들을 너펄너펄 걷게 하는 건 등뒤에서 아버지가 붙잡고 걷는 끈이다 새벽 우유배달하는 아버지는 새벽이라서 어둡고 지하방에 누워있는 아들을 씻기고 먹이는…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참회---한 상 유--- 늦추 오는 눈은 쌓일 겨를 없이 녹아내려 어둠을 흐리며, 시린 3월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그냥 가도 될 길 뚝- 뚝- 흠지는 지난날을 서성인다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참회의 끝에서 그리움만 남을 때까지 그 거리, 모퉁이에 외등 하나 기대어 옴팍, 젖는다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그 섬에 그 달---고 정 국--- 섬이 섬을 낳고 바다가 섬을 받아 아침 젖을 물린다는 보길도 예송리에 딱 하나 혼기 놓쳐 버린 달이 있다 곤히 잠든 섬과 섬 사이를 잠옷인 채 빠져나와 민박집 창 앞에 뽀얗게 눈길 흘리던 여인 생각이 끝에 닿으면 바위섬 꼭대기에 등 하나를 켜 단다는, 그녀는 취중에도 깜빡깜빡 말을 아꼈다 다도해 율법을…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세월---이 해 인--- 물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이 흐르고 하늘엔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마음 한 켠이 얼마쯤은 늘 비어 있는 쓸쓸한 사랑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나의 시간이여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겨울비---정 든 역---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도 나를 흔들어 깨운다 아스팔트 위로 도리깨질하듯 겨울비가 쏟아지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도 언덕 너머 겨울의 칼바람도 머뭇거린다 뽀얗게 눈뜬 버들강아지 한껏 뽐내고 하늘거리고 있다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자신에게 소중한 것들---방 귀 희--- 톨스토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 세가지가 있다고 했죠. 하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 것인데요, 그 대답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이 언제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그것 역시…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봄이다---강 원 석--- 화내지 마라 욕하지 마라 나쁜 마음 먹지 마라 꽃처럼 살아도 아까운 봄이다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 종 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기적---강 은 교---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 창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니 당신의 입술이 봄날처럼 열린다는 건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박 재 삼--- 논물은 찰랑찰랑 넘칠 듯 하면서도 넘치지 않고 햇빛에 무늬를 주다가 별빛 보석도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아, 어쩌면 좋아! 네 눈에 눈물 괴어 흐를 듯하면서 흐르지 않고 혼백만 남은 미루나무 잎사귀를 어지러운 바람을, 못 견디게 내게 보내고 있는데!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봄---이 성 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꼭두새벽---반 기 룡--- 조용히 창을 열었습니다 개밥바라기 아직 멀쩡합니다 지나던 바람이 쏴아 몰려옵니다 그대의 영혼도 몰려오는 듯 합니다 창 턱 밑에서 산허리를 휘감은 듯 안개가 가물거리며 달려옵니다 그대가 호호 불며 이쪽으로 보낸 사랑의 입김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