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21 hours ago • 1 min read겨울밤---이 해 인--- 귀에는 아프나 새길수록 진실인 말 가시돋혀 있어도 향기를 가진 어느 아픈 말들이 문득 고운 열매로 나를 먹여주는 양식이 됨을 고맙게 깨닫는 긴긴 겨울밤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겨울나무의 노래---정 연 복--- 복잡하게 생각할 것 하나 없다 어떻게든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 겨우살이를 위해 모든 것 훌훌 털어내고 지금 칼바람 앞에 결연히 서 있는 내가 아니더냐 어느새 겨울이 깊어 나의 고통 또한 깊어 있으니 머잖아 새봄은 오리라 이 몸에서 꽃이 피리라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내가 나의 감옥이다---유 안 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을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너무 큰 슬픔---이 재 무--- 눈물은 때로 사람을 속일 수 있으나 슬픔은 누구도 속일 수 없다. 너무 큰 슬픔은 울지 않는다. 눈물은 눈과 입으로 흘리지만 슬픔은 어깨로 운다. 어깨는 슬픔의 제방 슬픔으로 어깨가 무너진 사람을 본 적이 있다.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겨울 편지---안 도 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hansangyou in # blrut • 6 days ago • 1 min read겨울 산---이 성 복--- 1 그 뿔과 갑주의 등허리에 흰 눈 뒤집어쓰고 산은 쓰러져 있다. 아무도 달랠 수 없고 위로할 수 없는 산, 제 굶주림과 성과 광기를 못 이겨 헐떡거리는 산, 홀연히 눈보라 일면 꼭대기 레이더 기지 첨탑은 경련하는 짐승의 목덜미를 더 깊이 후벼팠다 2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하루---서 정 윤--- 바다가 주먹 말아 쥐고 바위 때린다 내 가슴이다 하늘이 큰 바위 들고 나무 때린다 내 가슴이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바다가 때리고 하늘이 때리는 삶 하루하루 넘기기 참으로 힘겹다 그래도 견딘다 네가 있어서...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조태 칼국수---고 형 렬--- 눈이 우르릉거리는 사나운 날엔 국수를 해 먹는다. 애 곤지 알이 명태머리 꼬리가 처박는 폭설. 된장을 푼 멸치국물이 가스불에 설설 맴도는, 까닭없이 궁핍한 서울. 엉덩이 들고 홍두깨로 민 반죽을 칼질하고 밀가루 뿌려놓은 긴 국숫발. 바다 모래불 가 눈발을 그리는 20년 객지, 하며 창밖에 펄펄 날리는 하늘 눈사태…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동안거---고 재 종--- 목화송이 같은 눈이 수북수북 쌓이는 밤이다 이런 밤, 가마솥에 포근포근한 밤고구마를 쪄내고 장광에 나가 시린 동치미를 쪼개오는 여인이 있었다 이런 밤엔 윗길 아랫길 다 끊겨도 강변 미루나무는 무장무장 하늘로 길을 세우리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라산스카---김 종 삼--- 바로크 시대 음악 들을 때마다 팔레스트리나 들을 때마다 그 시대 풍경 다가올 때마다 하늘나라 다가올 때마다 맑은 물가 다가올 때마다 라산스카 나 지은 죄가 많아 죽어서도 영혼이 없으리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겨울 사랑---고 정 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절정---이 육 사---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츰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사랑의 때---김 억--- 첫째. 어제는 자취도 없이 흘러갔습니다 내일도 그저 왔다가 그저 갈 것입니다 그러고, 다른 날도 그 모양으로 가겠지요 그러면, 내 사람아, 오늘만을 생각할까요 즐거운 때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고운 웃음도 잠깐 동안의 꽃이지요 때는 한동안 기쁨의 꽃을 피웠다가는 두르는 동안에 그 꽃을 가지고 갑니다 곱고도 서러운…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술잔 앞에서---정 현 종--- 숨 쉬는 법을 가르치는 술잔 앞에서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 오늘도 나는 마시이느니 여러 세계를 동시에 넘나드는 몸 원천 없는 메아리와도 같은 말 정치 빼놓으면 참 걸리는 데 없어 나는 마시느니 오오늘도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다시 겨울에게---김 남 조--- 이 모두 너의 책 속의 빛나는 글씨더냐 겨울. 땅 속에 잠든 이 빵 없이 족하고 땅 위에 머무는 자는 말을 버림으로 가슴 맑아지는 이치를 울더라도 소리는 없이 수정판 아래 눈물 흘리는 겨울 강과 얼어 서걱이며 보행도 어려운 바람들, 추운 것끼리 서로 껴안으면 연민하는 대지가 이들을 겹겹…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정선행---안 상 학---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골지천 아우라지 뗏목을 타고 흔들리면서라도 가야지 여량 지나 오대천 만나는 나전 어디쯤 하룻밤 발고랑내 나는 민박집에 들러 아우라지 막걸리 한 동이 끌어안고 쉬어서도 가야지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나귀가 없다면 나뭇잎 배라도 타고 가야지 나즉나즉 조양강처럼 정선 가야지…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검은 빛---김 현 승--- 노래하지 않고, 노래할 것을 더 생각하는 빛. 눈을 뜨지 않고 눈을 고요히 감고 있는 빛. 꽃들의 이름을 일일이 묻지 않고 꽃마다 품안에 받아들이는 빛. 사랑하기보다 사랑을 간직하며, 허물을 묻지 않고 허물을 가리워주는 빛. 모든 빛과 빛들이 반짝이다 지치면, 숨기어 편히 쉬게 하는 빛.…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바다의 꿈3---권 영 진--- 통곡이여! 눈물이 출렁이다 끝나면 은빛 갈매기가 되는가 꽁꽁 얼어붙은 하늘을 주문처럼 날다가 주문처럼 떠돌다가 얼룩진 바다에 거꾸로 몸을 던진다.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누군가 나에게 물었다---김 종 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되므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 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hansangyou in # blurt • 20 days ago • 1 min read겨울 숲를 바라보며---오 규 원---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