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린다.

in # zzan •  last month • 3 min read

봄비가 내린다.
이른 아침부터 내린다.
어둑한 길을 나서려니 비가 내리고 있다.
계단을 내려서다 말고 우산을 찾아들고 나섰다.
아주 차분하게 내리는 비
봄비 더웠다.
지금도 내리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는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분간이 안된다.
하여 창을 열고 내다보니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잇다.
이렇게 내리는 비를 이슬비라고 한다.
봄의 양분이고 꽃몽우리를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는 그런 비다.
그래 그런지 벚나무 꽃 몽우리도 좁씰 만하더니 이제는 좀 부풀어 오른 듯 수수 알갱이만 하게는 보인다.
꽃이 피는 4월이 기다려지지만 한편 두렵다.
너무나 시간이 세월이 빨리 가니 꽃이 피면 곧 질 거 같고 그러면 봄의 향연을 즐길까 싶으면 더위가 성큼 다가선다.
추운 거보다야 더운 게 좋으니 나쁘지 않으나, 그 여름도 금방 지나간다는 것이다.
인샹 짧다 짧다 하는데 정말 생각보다 짧은 게 인생인 거 같다는 생각이다.
이리 생각하면 인생이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
맨날 청춘일 줄 알았는데, 아직도 청춘인지 아는데 그게 아니다.
봄날은 간다가 아니라 이미 갔다.
시절은 봄이나 나의 계절은 이미 여름도 지난, 가을이지 싶다.
다행이라면 아직은 풍성한 가을을 꿈꾼다는 것이다.
그것도 함께하는 위안의 굴레를 만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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